새로운 대한민국 길찾기

이반 일리치-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독서모임 후기> 본문

다시 책읽기

이반 일리치-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독서모임 후기>

성찰하는사람 2018. 2. 1. 18:48


독서모임 <이룸> 2기 첫 모임 후기의 작성은 관계 맺는 노동으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워라벨 세대 직장인의 노동과 사회활동가의 노동을 구별하자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는 공릉동 청소년정보문화센터 이승훈 센터장 의견)

 

** 독서모임은 4명의 발제자가 준비해온 발제문을 중심으로 발표하고책을 읽은 소감을 먼저 나누고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제기주제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8199192  


 

먼저, 책을 읽은 소감, 여러 이야기(번역본이여서 그런지 문맥 어려움, 현대사회에 그대로 적용하기에 적절한지 의문 등등)가 있었으나, 핵심 내용을 정리해보면,

 

1978년에 출판된 이반 일리치의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의 부제는 시장 상품 인간을 거부하고, 쓸모 있는 실업을 할 권리이다. ‘시장 상품 인간이란 표현은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극대화되고, 학교/병원/도시개발 등의 현대화란 시대담론이 세상을 지배하던 후가 산업사회에 대한 진단과 성찰을 말함이고, ‘쓸모 있는 실업의 권리의미는 시장 상품 인간에서의 탈출 내지 해방을 말함이지 않을까 한다. 개인적으로 책의 핵심은 전문가들이 권력과 합법성을 지탱하기 위해 구사하는 세가지 기본전략 환상과 적들의 3가지 반격’” 부분이 아닐까 싶다.

 

다음, 지성사회에서 이반 일리치를 가장 급진적 사상가로 평가한데 대해, 모임 참석자들은 대체적으로 동의한 듯하다. 나온 이야기를 정리하면,

 

자본과 자본가 등 계급의 문제를 핵심의제로 해온 맑스주의, 그 이후 지성사적 맥락에서 거론되어 오지 않았고, 한계로 지적되어 온 비계급계층 개념, 즉 의사 교사 등 전문가 집단에 대한 문제제기와 사회과학적 진단을 내리고 있는 독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관료 및 법관 까지 포함하여 자본주의를 공고화 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해온 세력이 전문가집단 이라고 해석,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직접민주주의 및 국민참여 방식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흐름으로 연결되고 있음)

 

천주교 사제 출신이라는 종교성이 있어서 그런지, 결국 공동체성을 강조하는 저자의 결론(?)은 기독교주의와 개인주의 등의 사상사적 맥락을 가져온 서구사회에서는 대단히 획기적인 주장 이였을 것이다. 동양사회 흐름과 유사한 개인의 삶과 사회구성원 전체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

 

전문가 집단에 의해 시장 상품 인간으로 전락하고 있는 당시대 사람들의 삶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인식, 전문가 집단이 어떻게 권력을 작동하는지에 대한 진단 등은 매우 뛰어나다. 다만, 그 해결방안 및 대안적 방법론에 대한 접근은 좀 미흡한게 아닌지 싶다. 평생의 벗 이였던 볼프강 작스의 이반 일리치에 대한 회고 중 그는 학교와 교통, 의료제도 등이 이미 오랫동안 너무 오만했던 나머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점을 포기하지 않고 증명하려 했다. 자율생 공생 혹은 공생의 도구에 대한 보론 혹은 후기로 여겨지는 창조적 실업의 관점에서 그는, 절체의 사회와 자율적 공생의 기술이 어떤 전환점을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끝까지 버리지 않고 추적했다.’ 부분을 보아도, 희망을 견지했다는 식으로 마무리 하고 있음이다. 요컨대 이반 일리치가 내세운 뚜렷한 방법론적 대안을 찾기 어렵다. 다만, 여러 내용을 총합해 유추해보면 공동체적 삶에 대한 원형복원 및 계승을 방법론적 대안으로 지향하고 있는 것 같다.

 

저자는 후기 산업사회는 지속되지 못할 것으로 예측, 시장 상품 인간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공동체적 삶이 필요하고 창조적 실업=공정한 자유가 요구되며, 천연자원과 도구, 공공시설에 대한 권리가 공평하게 분배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생태학적 세계관(일원론), 소통과 연대, 나눔과 공유, 협치와 플랫폼 등 20세기 후반 세계 지성사의 깨달음과 일맥상통하고 있고, 2010년대 한국사회 진보블록의 주장과 매우 유사하다. 요컨대 이반 일리치는 시대적 성찰을 앞서간 선구적 사상가라 평가할 수 있을 듯 하다.

 

이어서, 이반 일리치가 부정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전문가에 대해 어떻게 볼 것인가? 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나온 이야기를 정리하면,

 

한국사회에서 직업인들은 대개 전문가가 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게 현실인데, 일리치가 진단한 전문가 폐단을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무리수가 따른다는 의견에 대다수 동의, 따라서 현대사회에서의 전문가 의미와는 좀 다르지 않나 싶다는 의견이 자기 직장생활적 경험, 아이 키우는 경험, 소개팅 나갈 때 미용실 들리는 이유 등 생생한 사례와 함께 거론됨.

 

1978년대 후기 산업사회 지배세력(자본)의 이데올로기를 강화하는데 기여한 전문가에 대한 진단으로 한정지어 이해할 필요가 있겠다는 의견 (감옥, 학교, 병원을 지배권력 기제로 해석한 미셀 푸코의 인식과 궤를 같이하는 측면 있음)

 

결국 법치주의를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로 발전, 전문가들이 만들어왔고 운영하고 있는 현재의 법치는 사회적 약자 보호 등에 심대한 문제가 있는 바, 그대로 따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데 참석자들 다 동의, 다만 현재의 법치를 박차고 넘어설 수 있는 힘은 국민여론정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의견 개진

 

마지막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진행되었지만) 인간답게 사는 삶이란 무엇인가? 각자가 꿈꾸는 행복은 무엇인지? 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힐링을 넘어선 귀농 귀촌에 대한 꿈, 가족과 자신의 건강, 10일간의 위파사나 명상체험, 사회구조의 정의로운 변화에 기여 등 여러 개인적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말하는 시간 이였다. 이후 간단한 맥주한잔 하는 뒤풀이까지~~~하고 마쳤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