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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담론과 의제

[박원순, 국가혁신 최적임자] "노동의 새벽을 연다"

성찰하는사람 2016. 12. 26. 10:33

* 지난 12월초, 00노동포럼에서 박원순 시장이 기조발언을 한 내용이라고 합니다.


1.

노동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노동존중특별시장 박원순입니다.

 

오늘 우리 노동동지 여러분과 함께 헌법공부 해 보고 싶습니다.

헌법 제1조의 앞문장을 제가 이야기하면 뒤를 이어주시기 바랍니다.

 

헌법 제1.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런데 이 국민이라는 말은 너무나 추상적입니다

구체적으로 이 국민을 구성하는 최대의 계층, 계급은 누구입니까?

당연히 노동자이지요

대한민국의 노동자는 18백만입니다.

그러면 그 가족까지 치면 대부분의 국민이 바로 노동자라는 것입니다

 

노동자가 국민입니다.

노동자가 대한민국입니다.

 

2.

그런데 노동동지 여러분, 여러분에게 묻겠습니다

 

그동안 노동자가 주인 대접을 받아왔습니까?

노동자가 대한민국의 주인으로 대우받아 왔습니까?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노동자들은 차별받고 탄압받고 천시받아 왔습니다

노동자, 그의 이름은 고통과 고난, 희생의 상징입니다.

노동자 하면 뭔가 빨간 띠 두르고 맨날 데모나 하는, 그래서 과격하고, 국가경쟁력을 좀먹는 사람처럼 보이게 되었습니다.

 

왜냐?

바로 언론의 탓입니다.

대한민국의 신문, 방송, 미디어는 누구에 의해 독점되어 있습니까?

바로 재벌이 독점하고 있습니다.

재벌은 모든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언론을 지배하고, 여론을 조작합니다.

그것을 통하여 노동자를 붉은칠하고 회칠하고 먹칠해 왔습니다.

오늘날 근로자라는 말 대신에 노동자라고 쓰는 것조차 불온시 당하고 있지 않습니까?

 

3.

노동동지여러분,

노동자의 단어를 복권시켜야 합니다

노동자의 존엄을 복원시켜야 합니다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수재벌의 독점을 깨트려야 합니다

모든 노동자와 서민을 삶의 벼랑끝으로 내모는 99:1의 사회를 깨트려야 합니다.

재벌은 600조가 넘는 돈을 창고에 쌓아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은 1300조의 가계부채를 짊어지고 고통의 강을 건너고 있습니다.

재벌은 점점 부자가 되고 노동자와 서민은 점점 가난해 지는 이런 세상 바꾸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기본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비전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하루에 1.5명의 청소년이 자살하는 나라가 정상입니까?

하루에 2.2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하는 나라가 정상입니까?

이것은 차라리 전쟁입니다.

대한민국은 정부가 나서서 자신의 국민을 마구 살상하는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나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나라입니다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나라는 하루 하루 성실하게 노력하면 잘 사는 사회입니다.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나라는 하루 하루 일상이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입니다.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나라는 하루 하루 열심히 공부하면 상급학교 진학하고 취업할 수 있는 그런 사회입니다.

 

 

4.

이런 정상적인 나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벌을 혁파하고 새로운 경제질서를 복원하려면 무엇보다도 노동자의 힘을 강화해야 합니다.

노동조합을 강화해야 합니다.

노동조합의 조직율을 높여야 합니다.

 

노조가입율이 높은 나라일수록 노동자가 존중받고 노동이 존중받습니다.

노조가입율이 높은 나라일수록 국가는 경쟁력이 높아지고, 국민은 행복해 집니다

스웨덴 핀란드 같은 나라는 노동조합 조직율이 70%가 넘습니다.

핀란드의 국민은 세계 최고로 행복하고 국가는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합니다.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율 10%도 채 안됩니다

비정규직의 조직율은 2%에 머물러 있습니다.

OECD국가의 노조 평균조직율 수준까지 높여야 합니다

 

노동동지 여러분,

저는 앞으로 대한민국이 이런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정부는 적어도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율은 30%까지 올려야 합니다.

다음 정부는 친노동자 정권이어야 합니다.

다음 정부는 노동과 찰떡궁합이 되어 국가체제를 혁신해야 합니다.

다음 정부는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동맹을 이루어야 합니다.

다음 정부는 노동부장관을 노동자 출신중에서 노동조합이 추천하는 사람을 임명해야 합니다.

다음 정부는 노동자를 대변하는 정치세력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영국의 노동당, 독일의 사민당, 스웨덴의 사민당은 모두 노동조합이 만든 당입니다.

비례 대표 몇 명 보장받는다고 노동자들이 존중받는 사회가 될 수 있습니까?

 

5.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두분은 훌륭한 분이었습니다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 월등하게 노동정책에 관심을 가져 주었습니다.

그러나 큰 변화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주창했습니다.

오히려 노동자들은 노동의 유연성이라는 이름아래 대량해고, 정리해고가 보장되었습니다.

외환위기를 조장했던 재벌기업은 살아남았고 죄없는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길거리를 헤메게 되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 진입하면서 가지고 들어간 서류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만든 마스터플랜이었습니다.

 

노동동지 여러분,

야당의 집권이 친노동자정권을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노동조합을 개혁의 주체로 만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노동조합을 국정개혁의 주체로 만들겠다는 확고한 인식을 가지지 못한한 야당의 집권이 무슨 큰 차이를 만들어 내겠습니까?

왜 우리는 유럽처럼 노조가 주체로 참여하는 정치를 못한단 말입니까?


6.

한 사람의 미래는 그 사람의 과거의 삶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그 사람의 과거를 보면 그 사람의 미래를 알 수 있습니다.

 

평생을 노동의 권리를 위해 투쟁해 오신 여러분 앞에서 저는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저도 후방에서 노동의 권리를 위해 투쟁해 왔습니다.

인권변호사로서 노동자들을 변론했습니다.

 

서울노동운동연합사건을 변론했고, 구로동맹파업을 변론했습니다.

권인숙양 성고문사건을 비롯해 수많은 노동위장취업사건을 변론했습니다.

 

참여연대 시절 민주노총과 그 전신인 전노협부터 공동의 전선을 취해 왔습니다.

한국노총 윤리위원장을 맡아 일하기도 했습니다.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나름 헌신해 왔습니다.

 

7.

서울시장이 되어서도 저의 철학과 실천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노동존중특별시를 만들어 왔습니다.

 

첫째, 서울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실현했습니다.

2012년부터 금년말까지 서울시와 산하기관을 포함하여 총 1만명을 정규직화 했습니다.

주로 청소노동자와 경비노동자들이었습니다.

 

이 분들에게 정규직인 공무직 신분증을 달아드리면서 저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분들이 자식들에게 자랑스럽게 나도 이제 정규직이 되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장면을 생각하면서 저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다음 해에는 잘릴까 안잘릴까 노심초사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설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습니다.

 

둘째, 서울시는 대한민국 최초로 노동이사제를 도입했습니다.

이것은 노동자를 주인으로 모셔오는 정책입니다.

경영자와 노동자는 공동운명체입니다.

노사가 경영의 성과와 책임을 공유해야 합니다

 

최근의 조선업계 사태를 보면 경영자는 그대로이고 노동자만 희생됩니다.

노동자가 경영에 참여하고 주인이 되면 함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노사대립관계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적 경제적 갈등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서울시 공기업부터 노동이사제를 도입합니다.

이 모범사례가 전국의 공기업으로, 더 나아가 일반기업으로 봇물처럼 번져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셋째, 서울시는 노동자의 생존이 아니라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생활임금제를 도입했습니다.

내년도 생활임금을 올해보다 15% 더 오른 8197원으로 정했습니다.

생활임금 적용범위도 확대할 것입니다.

전국 최초로 민간위탁분야에도 생활임금을 적용할 것입니다.

민간기업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생활임금을 확대 적용할 것입니다.

 

넷째, 성과연봉제 저는 반대했습니다.

중앙정부의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 저항했습니다

전국의 모든 공기업 중에서 서울시의 산하기관 5군데만 버텼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성과연봉제 도입하지 않았습니다

 

다섯째, 서울시는 노동행정을 혁신했습니다

사실 서울시장으로 처음 취임할 때 노동을 전담하는 직원은 1만명 중에서 딱 2명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서울시에 노동정책과를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일자리노동국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정책도 많이 도입되고 변화되었습니다

노동법 사각지대 노동자를 위해 노동권익보호관을 배치했습니다.

청년알바지킴이를 통해 권리구제를 해 드립니다.

노동권익센터와 노동복지센터를 만들어 노동자들이 비빌 언덕을 마련했습니다.

 

8.

문제는 노동을 대하는 마음이고 자세이고 비전입니다.

 

늦은 밤거리를 헤매며 추위에 떠는 대리기사들을 위해 강남사거리에 번듯한 쉼터를 만들어 드렸습니다.

따뜻하게 커피도 한잔 마시면서 혈압도 재고, 간단한 운동도 할 수 있는 쉼터를 마련했습니다.

택배기사를 위한 쉼터도 조성중입니다.

 

화장실에서 옷도 갈아입고 식사도 한다는 청소노동자들을 위해 휴게실을 모든 사업장에서 만들게 했습니다.

공간이 허락한다면 탈의실, 샤워실, 휴게실까지 갖추도록 했습니다.

 

모든 새로운 것은 반대에 부닥칩니다

서울시의 노동행정에 대해 재벌과 보수언론 기득권세력의 혹독한 비판이 있었습니다.

노동이사제를 도입할 때 경총이 강한 반대 성명을 냈습니다

서울지하철 노동자 복직 때 조선일보가 사회면 톱으로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자세입니다

태도입니다.

마인드입니다.

신념입니다.

 

한나라의 노동정책의 수준이 그 나라의 인권을 가늠하는 척도입니다.

한나라의 노동정책의 수준이 그 나라의 품격과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입니다.

노동존중특별시는 사람존중특별시와 같은 말입니다.

 

노동동지여러분, 누가 여러분의 편입니까?

노동자의 편을 드는 그 사람 누구입니까?

노동자의 언덕이 될 그 사람 누구입니까?

 

9.

노동은 국민의 존엄한 삶 그 자체입니다

노동없이는 아무 것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상품도, 서비스도, 사회도, 국가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해고를 당한 노동자가 자살을 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재계약이 되지 않아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런 소식이 매일처럼 들려옵니다.

노동의 불안이 국민의 삶을 무너뜨립니다.

노동의 절망이 국민의 꿈을 꺾어버립니다.

국민의 삶이 바뀌기 위해서는 노동이 바뀌어야 합니다

 

노동동지여러분,

아직까지 노동자의 존엄성을 국가정책으로 실현하는 정치인 보셨습니까?

제가 바로 그 영광을 차지하고 싶습니다.

청년변호사로서 노동인권을 변론했습니다

시민운동가로서 노동운동과 연대했습니다

서울시장으로서 노동존엄을 강화했습니다.

이제 더 먼 길을 가고자 하는데 여러분 함께 해 주시겠습니까?

 

함께 가면 길이 되고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시킵시다

그 위에 새로운 친노동자적인 정권을 세웁시다

그 위에 99%노동자가 주체가 되는 그런 정권을 세웁시다

그 위에 국민권력시대를 열어갑시다

정권교체, 시대교체, 미래교체를 반드시 이룹시다.

 

그 새로운 꿈이 실현되는 길에 제가 가진 모든 것을 걸겠습니다.

제 목숨을 걸겠습니다.

노동동지 여러분, 함께 갑시다.

 

기필코 국민이 이깁니다

기필코 노동자가 이깁니다.

기필코 우리가 이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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